제1회 아시아-태평양 총회의 막이 올랐다. 생생세미나를 통해 지속가능한 생활, 어업, 연안관리를 집중조명하고, 세계 RCE 총회에서 아시아 태평양 지역 RCE 도시들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마련된 이번 행사는 학술발표와 논의 외에도 생활밀착형 부대행사를 마련, 시민참여를 높였다. 통영RCE 시민교육분과 참여단체인 한산신문은 통영시민들의 몸에 착착 감기는 아시아-태평양 RCE 총회의 모습을 4가지 키워드로 살폈다. -편집자 주
People 만남과 소통
Food 멜라민 공포와 착한 먹을거리
Bicycle 나와 지구가 함께 건강해지다
Sea 바다쓰레기, 스스로 사라지다.
"RCE 도시 통영과 설레는 첫 만남" -인도 뉴델리 란제타 와타와
인도 뉴델리 에너지와 자원 협회(TERI)에서 네트워크 파트너 부분을 맡은 란제타 와타와씨가 통영에 왔다. 1박2일의 여정이다. 네트워크 파트너 일을 맡은 그가 짧은 여정에도 불구하고 키보드 대신 고단한 비행을 몸을 던진 것은 올해 처음 열리는 아시아-태평양 RCE 총회의 생생한 마당에 발을 딛고 싶어서다. 지식은 인터넷 서핑과 메일, 화상회의로도 얼마든 나눌 수 있지만 마음까지 나누는 공감대는 손을 마주잡고 서로를 껴안을 때 더욱 깊어지고 오래가는 법이다. RCE의 슬로건인 '지속가능한 발전'의 첫발도 만남에서 시작된다. 사람과 이웃과 자연과 세계와의 만남이 없다면 그저 허공에 흔들리는 슬로건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란제타 와타와씨는 통영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 RCE의 활발한 커뮤니케이션과 그로인한 시너지 효과에 기대를 걸고 있다. 불과 석 달 전 7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RCE 총회에 참석하고도 이번에 통영까지 찾은 것은 이 때문이다. 작년부터 불쑥 늘어난 세계 RCE 도시만도 어느덧 55개. 세계 총회에서 제안·논의되는 내용은 포괄적일 수밖에 없어 유럽과 아메리카 대륙은 이미 대륙간 RCE 총회를 가져왔다. 대륙별로 나눈다면 가장 많은 11개국 22개 RCE 도시를 가진 아시아-태평양 지역이야 말로 대륙간 회의가 절실하던 터였다. 통영RCE는 지난 7월 바르셀로나 세계 RCE 총회에서 이를 피력, 태국 트랑과의 경합 끝에 이번 대회를 유치했다. "바르셀로나에서 본 통영RCE의 열정을 믿고 이번 대륙간 회의에 참석을 결정했다"는 란제타 와타와씨는 "통영RCE 때문인지 통영시도 어딘지 친근감이 든다"고 전한다. 아시아-태평양 지역만큼 문화와 인종이 다양한 곳이 있겠냐마는, 한켠에 흐르는 어떤 동질감이 통영에 와 더 짙어진 것일 게다.
이번 아시아-태평양 총회를 준비한 통영RCE 변원정 팀장의 마음도 란제타씨와 별반 다르지 않다. "지금까지의 국제 미팅은 지속가능발전이란 무엇인가, 지속가능발전교육이란 무엇인가 하는 개념과 정의에 골몰한 경향이 있다. 이번에는 각국 RCE의 사례를 공유, 응용할 뿐 아니라 참가자들이 줄다리기를 하고 떡을 치는 등, 어울림 마당을 통해 서로 친구가 될 수 있게 준비하고 있다"는 그는 이번 아시아-태평양 총회가 학술적 성과를 나열하는 장이 아니라 소통하고 교감하는 마당이 되길 바라고 있다. 11개 나라에서 오는 30여 명의 란제타씨들이 통영사람들과 웃고 떠들며 지속가능한 세상을 그려보는 흥겨운 아시아-태평양 RCE 총회가 지금 통영시 일원에서 열리고 있다. 넥타이를 풀고 기꺼운 마음으로 이 잔치에서 놀아보자.

▲ 올해 RCE 후보 도시 중 하나인 인도 델리에서 온 란제타 와타와씨. 지속가능발전의 첫발은 '소통하는 법'을 깨우치는 것이라고 한다.
지속가능한 어업특별전 - 수산과학관 차용택 연구사
바다쓰레기의 상당부분은 그물, 밧줄, 통발 등 바닷물 속에 넣어 쓰는 어구들이다. 바다에 유실된 어구에 물고기가 걸려 죽는 것을 '유령어업'이라고 하는데 이렇게 손실하는 게 어획량의 10%나 된다. 이것은 둘째 치더라도 유실 어구는 수산생물의 산란장과 서식장을 망쳐 어족자원고갈의 원인이 된다.
지금껏 우리가 써온 통발과 자망, 밧줄의 원료는 PBS다. 이런 것들은 바다 속에서 100년이 지나도 분해되지 않고 환경호르몬만 내뿜을 뿐이다. 최근 개발된 생분해성 어구는 PA와 PP, 나일론 등으로 만드는데, 이것은 바다 속에서 2년 정도 지나면 자연적으로 분해된다. 미생물에 의해 물과 이산화탄소로 분해되어 흔적 없이 사라져 해양생태계를 보호, 수산자원의 증가를 꾀하게 된 것이다.
우리나라는 세계 최초로 생분해성 어구의 가공기술을 개발했고 이제는 정립단계에 있다. 이 뿌듯한 결과를 지금 수산과학관에 가면 확인할 수 있다. 지속가능한 바다를 위한 이번 특별 전시회는 아시아-태평양 RCE 총회를 마친 뒤에도 11월4일까지 계속된다. 미래세대를 위한 현 세대의 고민이 이처럼 또렷하게 증명되는 게 있을까. 아이들의 손을 잡고 수산과학관으로 가서 어깨를 펴보자.

◇차용택 연구사가 아이들에게 생분해성 원료로 만든 어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지금 쓰고 있는 것들과 똑같아 보이지만 바다와 어종에 미치는 영향은 하늘과 땅만큼이나 차이가 크다.
뉴스출처: 한산신문(http://hansan.news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