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동피랑에 홀딱 반했다"
오래된 골목 밝은 얼굴로 반기는 사람들에게 감동
[2008-10-10 오후 2:50:00]

통영만 5번째 방문이예요. 그러다 동피랑에 홀딱 반했죠."
한국의 몽마르뜨로 유명한 동피랑 벽화골목에 외국인이 떴다.
그냥 감상하는 자세가 아니라 아예 붓을 들고 담장에 무언가를 그리고 있다. 주인공은 마이클 J 팩스톤(48).
빠른 붓놀림 아래 밑그림이 살짝 보인다. 7가지 무지개 아래, 무언가 받치고 있는 손, 자세히 보니 무지개에서 물방울 같은 게 떨어지고 있다. 'Brken Dream(깨어진 꿈)'이란다.
무지개는 꿈과 희망을 상징하며 그 꿈이 깨지면서 눈물을 흘리고 있는데, 손 즉 많은 사람들의 정성이 그 눈물을 거두고 다시 꿈을 키운다는 내용을 담고 있단다.
처음 통영시에서 공원 조성 또는 재개발하려던 달동네 동피랑이 시민들의 손으로 다시 벽화골목으로 재탄생했다는 의미도 곁들였다.
"동피랑에 처음 와서 굉장히 놀랐어요. 반듯한 신시가지가 아닌 낡고 오래된 집에 정감이 갔고, 무엇보다 피폐한 모습이 아니라 굉장히 밝은 얼굴로 반기는 사람들에게 감동받았어요. 그 밝은 표정과 벽화가 얼마나 어울리던지…"하며 환하게 웃는다.
"여기에 내 그림도 그리고 싶다"는 마이클의 소망은 동피랑 벽화사업을 주도한 푸른통영21에 전해졌고, 마침 동네 주민들로부터 벽화 그릴 장소를 허락받은 터라, 지난 7일 곧바로 실현될 수 있었다.
2005년 충남 당진의 영어캠프 교사로 한국과 인연을 맺은 그는 우연히 통영RCE의 추인호 간사를 만났고,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은 통영"이란 자랑에 이끌려 통영을 찾았다가, 통영의 매력에 풍덩 빠져버렸다.
"동피랑의 느낌은 통영 중앙시장과 흡사해요. 호주 시드니의 수산시장은 큰 마트와 같은데, 통영 중앙시장은 정이 가고 땀 흘리는 얼굴하며, 눈앞에서 회를 뜨는 빼어난 솜씨까지 속속들이 사람 사는 냄새가 난다"고 이야기했다.
통영 특유의 '다찌' 문화와 '소주'를 사랑한다는 마이클. 세계 곳곳을 다녀본 그는 "시드니 넘버 투, 바로셀로나 넘버 쓰리 하더니, 통영 넘버 원"하며 손가락 하나를 추켜세운다.
김상현기자(hannews@chol.com)
[ 자료출저 : 한산신문 http://hansan.newsk.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