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옻칠의 화려한 부활, 우리에게 맡겨요"
통영RCE 옻칠 심화과정 수강생들 옻칠미술관서 구슬땀
"도무지 집에 갈 생각을 안 해요"
통영RCE 지속가능발전 평생교육 프로그램의 하나로 지난해 시작된 기초과정에 이어 올해 1월15일 개강된 옻칠미술관 아카데미 심화과정 수강생들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김성수 옻칠미술관 관장은 한마디로 이렇게 말한다.

▲ 김성수 관장이 직접 지도하고 있다
김 관장은 3개월 과정으로 이루어진 이번 강좌 중 기초이론을 마무리하고 작품 만들기에 한창인 수강생들 대부분이 새벽에 나와 미술관 문 닫을 때까지 창작에 몰입한다며 혀를 내두른다.
실제로 백골과 자개를 다듬고 생칠을 하고 배를 바르고, 또 토예칠 서너번 더 하는 등 건조와 칠을 되풀이 하려면 일주일 두번 오전 9시30분에서 오후 3시까지 정해진 시간으로는 턱없이 모자란다는 것이 수강생들의 한결같은 말이다.

일주일 내내 옻칠미술관에서 사다시피 한다는 수강생 김홍남씨는 "손거울 하나 만드는 데에 50여 번 정도의 공정이 가요. 목걸이, 팔찌, 휴대폰 고리, 국그릇, 밥그릇을 하나씩 만들려니 일주일 2번 수업 시간만으로는 어림도 없어요. 수강생 대부분이 주말에도 오고 거의 일주일 내내 옻칠미술관을 찾습니다"고 말한다.
오는 3월26일에 마무리 되는 이번 옻칠미술관 아카데미 심화과정은 그 자체만으로도 1주일에 3시간 정도 실습하는 대학교 커리큘럼과 비교하면 1년 과정과 맞먹는다.
집에 가자고 해도 막무가내로 미술관에서 버티는 수강생들의 열정은 대학 전공자들도 울고 갈 정도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김성수 관장을 비롯한 전문 강사들과 학예사들은 다른 외부 일정을 잡을 수 없이 이 과정에 매달릴 수밖에 없다.
"체험 프로그램이 아니라 말 그대로 심화과정으로서 통제영이 복원 되면 12공방 거리에서 손수 만든 옻칠 작품 가게를 차릴 수 있을 정도는 되었으면 한다"는 김 관장은 "저와 강사들 시간을 몽땅 뺏기는 것은 둘째이고, 이번 과정이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지속적으로 개설되어 우리지역 옻칠문화의 맥을 이어갈 지도자를 양성하는 것이 가장 큰 고민"이라고 말했다.
김성수 관장의 말에 수강생들도 맞장구를 친다.

▲ 수강생들이 작품 제작에 몰두하고 있다
남편과 함께 산양읍에서 하루도 빠지지 않고 옻칠미술관을 찾았다는 서만금씨는 "사라져 가는 통영 자개의 전통을 현대적 감각으로 되살리는 것은 통영의 새 브랜드를 만드는 것과 같은 일이에요. 함께 배운 수강생들이 곳곳에서 옻칠 공방을 연다고 생각할 때마다 가슴이 콩콩 뛴답니다"며 공간적, 경제적 부담이 많은 옻칠 미술에 시의 적극적인 지원을 부탁하기도 했다.
한편, 3월26일 과정을 마치면 장신구반, 공예반 수강생 30명이 3개월여 기간 중 만든 작품들을 4월초 옻칠미술관에 전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