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자트라숲 이야기

천 개의 삶과 불굴의 도전

  • 2025-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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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과 함께하는 명사초청강연 

천 개의 삶과 불굴의 도전

 Writer_​고정화 PD     Posted_November 18,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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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누구인가?" 한 작가가 평생 품어온 질문이 강연장에 울려 퍼졌습니다. 

그로부터 일주일 후, "포기하지 마세요"라는 산악인의 목소리가 같은 공간을 채웠습니다.


올 가을, 통영RCE세자트라숲에는 특별한 이야기꾼들이 찾아왔습니다. 10월 25일 소설가 천선란 작가가, 그리고 11월 1일 세계적인 산악인 엄홍길 대장이 통영시민들 앞에 섰습니다. 두 사람은 전혀 다른 길을 걸어온 듯 보였지만, 그들이 전한 이야기의 중심에는 놀랍도록 닮은 무언가가 있었습니다.

  

 

8cb750b1116cf228745ebcf8f236f55e_1590625458_7774.jpg천선란 작가、 “천 개의 삶、 그 속에서 바로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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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누구인가?' 어린 시절부터 품어온 존재에 대한 질문. 천선란 작가는 이 물음과 함께 살아온 자신의 이야기를 시민들 앞에서 진솔하게 풀어냈습니다. 2019년 『천 개의 파랑』으로 한국과학문학상 대상을 수상하며 주목받은 천선란 작가. 『모우어』, 『아무튼, 디지몬』, 『아무도 오지 않는 곳에서』 등 독특한 감성의 작품들로 많은 독자의 사랑을 받고 있는 그는, 이날 강연에서 작품 속 이야기가 아닌 작가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저는 항상 제 삶 속에서 '나'를 찾으려 했어요. 

수많은 가능성 속에서 어떻게 나로서 바로 설 수 있을까, 

그 고민이 제 작품의 시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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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솔직한 고백은 강연장을 찾은 시민들의 깊은 공감을 이끌어냈습니다. 강연 후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는 다양한 질문이 오가며 활발한 소통이 이루어졌고, 사인회에서는 작가와 독자들이 가까이에서 교감하는 따뜻한 시간이 펼쳐졌습니다.


8cb750b1116cf228745ebcf8f236f55e_1590625458_7774.jpg엄홍길 대장、 “불굴의 도전 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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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년간 38번의 도전. 세계 최초로 히말라야 8천m급 16좌 완등이라는 위업을 달성한 엄홍길 대장이 통영 시민들 앞에 섰습니다. 그의 이야기는 화려한 성공담이 아니었다. 10명의 동료를 잃은 아픔, 동상으로 발가락을 절단해야 했던 고통, 수없이 반복된 실패와 좌절의 순간들. 극한의 환경 속에서 마주한 생사의 갈림길에 대한 진솔한 고백이었습니다.


"산은 제게 겸손을 가르쳐주었습니다. 

그리고 함께한 동료들의 소중함을 알게 해주었죠.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꿈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도전하는 불굴의 정신, 

그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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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홍길 대장은 청중들에게 "우리 인생에서 꿈꾸는 것들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 도전하길 바란다"는 메시지를 전하며 큰 감동을 안겼습니다.



8cb750b1116cf228745ebcf8f236f55e_1590625458_7774.jpg우리 안의 질문、 우리 안의 산

 

강연이 끝나고 강연장을 나서는 시민들의 얼굴에는 묘한 여운이 남아 있었습니다. 누군가는 천선란 작가가 던진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곱씹으며 걸음을 옮겼고, 또 누군가는 엄홍길 대장의 "포기하지 말라"는 말을 가슴에 새기고 있었습니다.


문학과 등반, 전혀 다른 두 길. 하지만 그 길 위에서 두 사람이 발견한 것은 결국 같았습니다. 넘어지고 일어서기를 반복하며 자신만의 답을 찾아가는 삶의 여정. 그리고 그 여정 속에서 만난 소중한 사람들.

우리는 모두 각자의 산을 오르고 있습니다. 때로는 천선란 작가처럼 '나'를 찾는 질문 앞에서 멈춰 서기도 하고, 때로는 엄홍길 대장처럼 38번의 도전을 감행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이번 가을, 통영RCE세자트라숲에서 만난 두 명사의 이야기는 그렇게 우리 각자의 삶 속으로 조용히 스며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이야기는 이제 통영 시민들의 일상 속에서, 각자만의 방식으로 계속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