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기록자가
카메라 렌즈 속에서 바라보는 세자트라숲
Writer_고정화 PD Posted_December 25, 2024
평범한 일상 속에서 카메라를 들어 소중한 순간을 기록해 보신 적 있으신가요? 요즘은 주머니에 작은 카메라인 휴대폰이 있기에 손쉽게 순간을 기록하고 또 공유할 수 있죠. 저도 직업(홍보 담당자)병으로 아름다운 순간을 목격하면 휴대폰부터 꺼내고 봅니다. 특히 통영RCE세자트라숲에선 빛나는 순간들이 많아 출근하는 길부터 카메라를 든 적 여럿 있습니다.
카메라를 드는 그 순간은 가장 소중한 한 장면을 기록하기 위한 간절한 마음 덕분인지, 찍힌 사진을 보면 그 순간 함께 했던 사람들, 나눴던 이야기, 그때의 나, 맡았던 향기 등 사물 모습 그 이상의 감정들과 느낌을 선사합니다.
자연이 선물하는 순간들
어느 봄날, 주차장에서 세자트라센터로 올라가는 출근 길에 마주친 금계국의 풍경은 제 카메라에 담긴 가장 아름다운 순간 중 하나입니다. 꽃잎 사이로 스며드는 아침 햇살, 그 위로 오전부터 학생들이 모여 웃음소리가 가득할 세자트라센터가 한장의 사진 속에 고스란히 담겼죠.
여름날의 잔디관장에서 뛰어놀거나 쉬어가는 방문객들의 평화로운 모습, 가을에 제 모습을 드러내는 메타세쿼이아 산책길을 걸으며 사색에 잠긴 어르신들의 뒷모습, 겨울 눈이 내린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갈대와 억새를 신기하게 바라보는 아이들의 반짝이는 눈동자까지, 세자트라숲의 자연은 계절마다 제 카메라에 특별한 선물을 안겨줍니다.
사람들이 만드는 감동의 순간
세자트라에서 가장 인상 깊게 담아낸 것은 바로 '사람'입니다. 오전이면 자연 속에서 마음껏 뛰어노는 초등학생들의 해맑은 웃음을, 오후가 되면 진지한 표정으로 강의를 경청하는 성인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습니다. 때로는 처음 만난 사람들이 환경과 지속가능성이라는 주제로 열띤 토론을 나누는 모습도 포착합니다. 이런 순간들을 담을 때마다, 통영RCE세자트라숲이 단순한 공간이 아닌 살아있는 교육의 장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됩니다.
예상치 못한 특별한 순간들
가끔은 계획하지 않은 순간에 가장 아름다운 장면이 렌즈에 담깁니다. 정화습지에 쉬러 내려온 왜가리, 감나무에 달려있는 달달한 감을 먹고 있는 물까치, 알고 보니 나와 함께 산책하고 있던 도둑개, 바다 위에 은가루가 뿌려진 것처럼 반짝이는 윤슬 같은 것들 말이죠. 이런 순간들은 제가 아무리 열심히 계획하고 준비해도 만들어낼 수 없는, 자연이 선물하는 특별한 감동입니다.
렌즈를 통해 전하고 싶은 이야기
9개월간 카메라에 담아온 세자트라숲의 순간들은 저에게 단순한 사진 이상의 의미를 가집니다. 그것은 우리가 꿈꾸는 지속가능한 미래의 모습이자, 자연과 인간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삶의 증거이기도 합니다.
매일 아침 출근길에 카메라를 들고 세자트라를 오르내리며, 저는 이곳에서 일어나는 작은 기적들을 기록하는 행복한 기록자가 되었습니다.
여러분도 통영RCE세자트라숲을 찾아 각자의 특별한 순간을 카메라에 담아보시길 바랍니다. 어쩌면 여러분의 렌즈 속에는 제가 미처 발견하지 못한 더 아름다운 순간이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그리고 그 사진들이 단순한 이미지를 넘어 여러분께 특별한 추억과 영감을 선사하길 희망합니다. 우리가 함께 만들어가는 지속가능한 미래의 모습이 그 속에 담겨있을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