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자트라숲 이야기

8월의 리딩 세자트라 소식 [기후위기인간의 생존법, '공존'하기 ]

  • 2023-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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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인간의 생존법, '공존'하기  

8월의 리딩 세자트라 소식

 Writer_남정희 사무국장, 설현중 선임PD     Posted_August 31,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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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8월의 리딩 세자트라, 이번 달에는 남정희 사무국장, 교육사업팀 설현중 선임PD가 <기후위기인간>, <동물들의 위대한 법정>이라는 책을 준비했습니다. 기후위기 시대를 살아가는 인간의 입장에서, 그리고 동물의 입장에서 공존을 말하고 있는 두 세자트라 숲지기의 독서 감상평 및 추천사! 함께 들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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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cb750b1116cf228745ebcf8f236f55e_1590625458_7774.jpg실로 무거운 내용이나, 가볍고 쉽게 피력합니다

 

안녕하세요, 통영RCE세자트라숲 사무국장 남정희입니다. 

8월의 리딩 세자트라에서 <기후위기 인간>이라는 책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귀여운 만화 캐릭터 주인공 구희가  뭉게구름이 몽글몽글 피어나는 초록의 잔디밭에 턱을 괴고 두 눈을 멀뚱멀뚱 굴리고 있는 표지 그림은 ‘아니? 이 책이 기후위기에 관한?’ 하는 의구심을 갖게 합니다. 우선 겉표지 그림이 책 제목에서 오는 중압감과는 달리 무장 해제를 당한 듯한 느낌으로 다가오기 때문이지요. 여러분들에게 이 책을 소개하고 싶었던 건 이런 이유 때문이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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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라는 가볍지도 재미있지도 않은 주제를 다루면서도 이 책을 마주 하는 순간, 사랑스럽다, 귀엽다는 생각이 먼저 스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누구에게나 이런 순간이 있을 것입니다. ‘나의 실천이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그것이 환경을 보호하자는 큰 타이틀이든, 더 세세히 안으로 들어가서는 물, 전기를 아끼자든 아니면 기후 위기를 이야기하든 나의 조그만 실천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 때 말입니다.


이 책에서는 우선 그런 생각을 하나씩 버리게 해 줍니다. 무엇인가를 해치지 않고 살아갈 수 없음을 아는 순간 마주치는 절망의 벽에 앞서, 살아가는 동안 덜 해롭게 살아갈 수 있다는 희망의 노래를 선물해 준다고나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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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2부로 이루어진 이 책은 1부에서는 기후위기 시대의 인간이란 타이틀 아래 생활 속의 사소한 부분에서 마주치는 무심한 우리들의 모습과 지구 생명체에 대한 공감으로, 현재 마닥뜨리는 그 위기를 실감하며 작은 행동으로 연결해 가는 평범하지만 위대한 실천가의 모습이 아기자기하게 그려져 있습니다. 


불편하지만 알고 가야 할 사실! 우리 밥상의 문제는 그동안 쓰레기, 플라스틱문제에 관심을 집중해 있던 독자에게 많은 고민을 던지게 합니다. 


‘내 밥상이 지구를 해롭게 한다면?’ 


새우 양식을 위해 맹그로브 숲을 사라지게 하고, 육고기의 그 유혹에 열대 우림이 파괴되고... “완벽한 1명의 비건보다 불완전한 10명의 비건이 낫다.” 는 말이 있듯, 무엇보다 주인공 구희가 생각하는 완벽하지 않아도 <실천하는 다수의 힘>이  변화에 효과적이란 말에 깊은 공감이 갑니다. 


누구나 다 비건이 될 수 있는 것도 아니라는 건 극명한 사실입니다. 하지만, 한편으로 동물성 식단이 빠진 밥상은 부족한 밥상이 아니라, 다른 의미들로 채워지는 새로운 밥상으로 생각 전환이 된다면 지구를 위한 나만의 밥상을 시작해 보는 것도 의미 있겠다는 긍정적 생각과 함께 편한 주문을 해줍니다.


 

8cb750b1116cf228745ebcf8f236f55e_1590625458_7774.jpg우리 삶에 비추어 바라 본 <기후위기 인간>

 

어린 시절부터 바다를 접하며 자라왔고, 입에 익은 먹거리도 바다와 관련된 것을 것들이 많을 뿐 아니라, 주변의 지인들도 바다를 근간으로 삶의 터전을 이어가며 살아온 지가 수 십년! 바다가 탄소 흡수원의 더 큰 자원이고 전 세계 탄소의 1/3을 흡수한다는 사실은 철이 들고 난 한참 뒤에 알게 된 정보인 동시에 지식이어서 어렴풋이 인지하고 있었는데, 구희를 통해 새삼 접근하면서 경각심을 높이는 계기가 됨으로써 어떤 결연함을 주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어떤 상황을 맞닥뜨릴 때마다 지키고 싶음에도 지키지 않는  모순의 길! 


구희가 생각 속에 있는 나와 우리의 모습인 것 같아

너무 죄책감을 가지지 말라고 다독거려 주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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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의 메시지는 타이틀 만큼 확실합니다. ‘공존의 삶을 위하여’ 거기엔 지구와 노동 문제의 상관관계를 포함하여 좀 더 감성적인 접근으로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지구라는 아름 아래 소소한 생활 속 에피소드를 그려나가는 게 무척 흥미롭습니다. 과연 우리는 공존의 이름으로 삶을 지속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들기도 하겠지만 이에 대한 저의 답은 희망적입니다.  


지금처럼 개발과 발전을 지향하는 지구인들이라는 가정 아래에서, 내 놓은 많은 보고서들은 2050년의 지구는 긍정적 예견보다 더욱 극심한 기후위기로 인한 불길한 징조들만 즐비합니다. 하지만 지금부터라도 시선을 돌려 앞으로 10여년! 우리에게 남은 시간의 마지노선이라면 한 번 해볼 만하지 않을까요?


완벽하진 못해도 기후 변화에 저항하는 이 자율적인 마음이 모여 작은 실천을 이어가서 행동 변화를 이룰 수 있기에.



8cb750b1116cf228745ebcf8f236f55e_1590625458_7774.jpg나도 한 번 시작해볼까?, 지구를 바꾸는 작은 마법

  

무엇보다도 이 책 곳곳에는 강요가 아닌  나도 한 번 시작해 볼까? 하는 생각으로 스스로 움직이게 하는 힘이 숨어 있습니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그 조그만 보석들을 하나씩 찾아내는 재미기 쏠쏠하지요. 거기엔 만화가 주는 정겨움과 편안함도 한 몫 하기 때문이리라 생각이 듭니다. 


‘기후 위기에 처한 인간’인 동시에 ‘기후위기를 초래한 인간’에 대한 이야기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입니다. 왜냐하면 기후는 인간의 모든 생활 양식과 연결되어 있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는 것을 아니까요.  지금 살고 있고, 앞으로도 살아 갈 이 지구는 나와 우리와 더불어 살아갈 이웃이기에 각자의 새로운 삶의 방식으로 만나보길 권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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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cb750b1116cf228745ebcf8f236f55e_1590625458_7774.jpg위대한 법정에서 공존을 말하다 


  

안녕하세요! 교육사업팀 설현중 선임PD 입니다. 


8월의 세자트라 리딩의 도서로 <동물들의 위대한 법정>을 소개하며 떠올랐던 여러 질문들에 대해 답변해 보려 합니다. 여러분들도 같이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동물들의 위대한 법정>은 동물의 가치를 멋대로 재단하는 인간과 멸종위기에 처한 동물의 논쟁을 담은 책입니다. 멸종위기에 처한 ‘담비, 갯지렁이, 유럽칼새, 멧돼지, 들북살모사, 붉은 제독나비’는 ‘우리를 더 보호하고 살펴봐주세요’라고 애원하며 관중들을 설득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인간보다 더 오래된 동물의 역사와 존엄한 생존방식을 이야기하고 인간중심의 편향된 시각으로 동물의 가치를 재단하는 그들을 향해 비판합니다. 


인간을 대표하는 노트바르 재판장은 동물들의 발언 속에서 공감하기도 하면서 종종 비웃기도 합니다. 마치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의 반응을 반영한 것처럼요. 동물들을 왜 보호해야 하는 지 근본적인 질문에 대해 생각하고 나의 모습을 성찰하게 만드는 책이라 남녀노소 다 읽어보기를 추천합니다! *어렵지도 않고 술술 읽히는 책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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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cb750b1116cf228745ebcf8f236f55e_1590625458_7774.jpg멸종위기 동물, 왜 보호해야할까? 

  

<동물들의 위대한 법정>은 당연히 지켜야 하는 윤리적 가치 ‘멸종위기 동물을 보호해야 한다.’ 에 의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여러분에게도 여쭤봅니다. 


“왜 우리는 멸종위기 동물을 보호해야 할까요?” 


책 속에서 ‘갯지렁이’의 변론과 아래의 영상을 보고 질문에 답해보시기 바랍니다.


“제 피는 아주 특별하죠. 누구에게나 수혈할 수 있습니다.

이를 테면 혈관을 막는 혈전이 생기는 장벽이 없습니다.

제 피는 동결 건조해서 가루로 만들 수 있고 그렇게 하면 상온에서 몇 년 동안 보관할 수 있습니다.”


- 갯지렁이의 변론 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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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을 다 보셨나요? 짧은 영상이긴 했지만 동물들이 인간에게 주는 유용한 부분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갯지렁이, 투구게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도움을 받고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 것 같습니다. 저는 지난 코로나 백신을 맞았던 순간을 떠올리며 그 백신 하나에 투구게의 파란 피 한 방울이 담겨있었구나 하는 깨달음과 함께 미안함이 느껴지더군요. 인간에게 유용함을 안겨주는 투구게, 갯지렁이는 마땅히 멸종위기동물로 분류되어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서 보존되어야 하겠죠.  



8cb750b1116cf228745ebcf8f236f55e_1590625458_7774.jpg다시 한번 생각해 볼 것들

  

책을 읽으면서 인간은 어떤 동물을 보호하고 싶어 하는지에 대한 냉혹한 현실을 직시하게 됩니다. 주로 우리는 인간에게 이로움을 주는 동물, 눈과 귀를 즐겁게 하는 동물들을 소중히 생각하고 당연히 보호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그 기준은 안타깝게도 너무나 ‘인간 중심’이기는 합니다. 많은 이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는 ‘푸바오’가 귀엽고 인간과 잘 지내는 모습이 아니었다면 우리는 푸바오가 중국으로 귀환하는 것이 걱정되고 아쉬운 마음이 들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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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받아야 하는 동물을 인간 중심적으로 판단하는 인간들을 향해 <동물들의 위대한 법정>에서 거미는 아래와 같이 이야기 합니다.


“당신들이 우리를 보호하건 말건 우리는 살아갈 겁니다.

(중략)

모두가 살아남지는 않겠죠. 그렇지만 많이들 살아남을 겁니다.

이렇게 살아남은 동물들이 당신에게 쓸모가 있거나 호감을 살 만한지와는 별 상관이 없습니다.

아무튼 살아갈 겁니다.”


- 거미의 발언 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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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의 말처럼 모든 존재들은 평등하게 진화를 거쳐 지금까지 생존해 왔습니다. 인간도 마찬가지죠. 하지만 우리는 인간이 다른 동물 보다 더 힘이 세고 똑똑하다는 이유로 연약한 그들을 보호해야 한다는 생각도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연민의 시선으로 연약한 동물을 보호해야 한다는 건 동물을 진심으로 존중한다는 마음은 아닌 것 같습니다.


동물들의 목소리로 이야기가 전개되어 굉장히 신선하고 그들의 이야기에 더 공감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수리부엉이, 담비, 유럽 칼새 등 그들의 치열한 삶을 이해하지 못한 인간의 끝없는 이기심을 마주하고 반성을 시간을 가졌습니다. 공존을 지향하는 세상에서 바닥에 메말라 있는 지렁이나 지나가는 벌레를 보며 찡그리는 표정을 지었던 제 자신이 부끄럽기도 했습니다. 동물이 인간의 삶에 얼마나 유용함을 안겨주는 지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인간이 ‘동물을 보호하자’는 당연한 말에 우리의 이기심이 얼마나 담겨 있었는지 알고 싶은 분들에게 꼭 추천 드리고 싶습니다.



8cb750b1116cf228745ebcf8f236f55e_1590625458_7774.jpg책을 통해 나를 돌아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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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의도적인 코멘트이겠지만 이 책을 덮으며 공감된 독자로서 하고 싶은 말을 고스란히 옮겨 봅니다. 

긴 말 할 것 없이. 

"나만 살겠다는 이기심이 기후위기이다!"

<기후위기인간> 중

구희의 외침이 쟁쟁하다.

작은 움직임 하나에도 울림이 되어 지속 가능한 삶으로 이어지길 소망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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