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섬 배움마실: 곤리도편
삶을 배우는 멋진 여정
Writer_김민지 책임PD Posted_July, 25, 2023
유네스코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15세 이상 문맹률은 1% 미만으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모두를 위한 공평한 교육 기회 제공을 위해 탄탄하게 교육 시스템을 구축하고, 문맹률을 낮추기 위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이죠. 이러한 지속적인 노력 덕분에 한국의 문맹률은 매우 낮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문해교육의 사각지대는 존재하고 있습니다.
우리 섬 배움마실: 곤리도 편
통영RCE는 2009년부터 이러한 사각지대를 찾아가 교육의 기회로부터 소외된 어르신들에게 지속가능한 문해교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2023년 새로운 삶을 배우는 멋진 여정을 시작하는 섬은 산양읍에 위치한 ‘곤리도’인데요. 산양읍에 딸린 섬으로 약 90가구가 거주하고 있다고 합니다. 곤리도는 널리 알려진 섬은 아닙니다. 저도 성인문해교육을 운영하기 위해 교육의 사각지대를 찾던 중 발견한 아주 자그마한 섬이었거든요. 통영 삼덕항에서 10분 정도 도선을 타면 갈 수 있답니다.
7월부터 시작된 곤리도에서의 한글교실은 2~3명의 어르신들과 함께 진행했습니다. 왜 이렇게 적은 인원들만 수업을 했냐고요? 당시 처음 한글교실 운영을 위해 방문했을 때는 어르신들이 큰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죠.
곤리도의 어르신들은 15명 이상의 어르신들이 거주하고 계셨지만, 다들 마을 경로당에 모여 함께 식사를 하는 일 외에는 다소 무료하게 보내고 계셨습니다. 교육이 익숙하지 않은 어르신들은 교육의 기회가 찾아왔지만 막상 달갑진 않으셨던 것 같습니다. 아마도 일상의 변화가 낯설기도 하고, 이제 와서 공부하고 한글을 익혀 크게 사용할 일이 없다고 생각하신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한글교실을 10여 년 이상 운영해 온 통영RCE는 어르신들의 특성을 충분히 파악하고 있었습니다. 한글을 배우고 싶어 하는 어르신이 단 한 분이라도 있다면 그 여정의 출발은 순조롭다는 것을요.
새로운 삶을 위한 여정은 순항~
우리는 어르신들에게 다음과 같은 약속을 제안 드렸습니다. "한글을 배우고 싶은 어르신들이 단 한 분이라도 계시다면 꾸준하게 교육을 제공하겠다"고요. 그 약속을 시작으로 곤리도의 성인문해교육이 시작되었습니다. 지금은 7회 정도 수업이 진행되고 있는데요.
지금은 몇 명의 어르신들이 참여하고 있을까요? 어느 날은 무려 7명, 또 다른 날은 5명, 조금 들쑥날쑥하지만 병원 가시는 날~ 육지 나가시는 날~ 약속이 생기면 하루 결석하시기도 하요. 또 약속이 없는 날은 교육에 오시기도 합니다. 두 달 지나면 어르신들께서 언제 우리 한글 선생님 오냐고, 숙제 열심히 해 놓고 기다리실 모습이 눈앞에 선합니다.
한글을 모르는 어르신 절반 이상이 참여하고 있는 우리 섬 배움 마실: 곤리도 편은 그렇게 새로운 삶을 위한 여정으로 순항 중입니다.
어르신들이 더 많은 교육을 배우시고 학습하실 때, 시화도 직접 그려보시고 편지도 써보는 그런 날,
혹은 나의 자녀, 손자 손녀에게 메시지 한 통 보내는 그날이 오면 곤리도 어르신들의 여정을 다시금 전해주러 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