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자트라숲 이야기

가을의 가르치지않는학교, 열매들과 함께 영글어 갈 우리!

  • 2024-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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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진 자리, 탐스럽게 열린 열매들이 가을을 따라 영글듯이   

가을을 따라 영글어 가는 가르치지않는학교 수업 엿보기 

 Writer_김세희 PD     Posted_September 27,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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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절의 마디마다 변화하는 자연의 다채로움은 어느 때고 놀라움과 신비함을 선사해요. 세자트라숲 모티꽃밭의 튤립이 봄을 알렸고, 금계국이 만발하고 참외가 커가는 노란 여름을 지나 뾰족한 밤송이가 발에 치이는 가을이 왔어요. 하루가 다르게 서늘해지는 공기가, 숲이 보여주는 장면들이, 계절이 변하고 있다는 것을 온몸으로 실감하게 되는 가을. 유독 길게 느껴져 혹독했던 여름의 더위를 생각하니 이 서늘함이 어느 때보다 반갑게 느껴져요.


  가을과 함께 세자트라학교의 가을학기도 시작되었습니다. 9월의 첫 번째 토요일, '가르치지않는학교'의 친구들이 한 뼘만큼 자란 키와 한 걸음만큼 의젓해진 모습으로 등교했어요. 계절만큼 놀랍고, 가을만큼 반가운 친구들의 수업 현장을 함께 보실까요?

 

 

8cb750b1116cf228745ebcf8f236f55e_1590625458_7774.jpg첫 번째 수업. 함께 지켜갈 우리의 약속, 함께 맺어갈 결실! 

 

  2개월 남짓의 여름방학이 지난 뒤 만났지만 가르치지않는학교의 친구들은 마치 어제 만난 듯 어색함 없이 서로를 반깁니다. "안녕?"하고 건네는 한마디에 안부를 담고, 까르르 웃으며 뛰어가는 것으로 답을 대신합니다. 벌써 이마에 송골송골 땀을 맺은 채로 하나, 둘 교실로 오는 친구들에게 우르르 몰려가 인사를 건냅니다.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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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르치지않는학교의 첫 번째 수업은 한 학기 동안 함께 지켜갈 우리의 약속과 규칙 정하기였어요. 먼저 나의 안전을 지키는 규칙, 우리 모두를 위한 규칙과 관련한 그림책을 읽어보았어요. 그리고, 가을학기 동안 함께 지켜갈 약속들을 정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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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단하다고 느껴지는 거창한 약속이 아니더라도 괜찮아요. '욕하지 않기', '핸드폰 사용하지 않기', '싸우지 않기', '음식 남기지 않기'같이 당연하게 느껴지는 작은 약속들도 가벼운 마음으로 지켜낼 수 있는 것들은 아니니까요! 함께 정한 약속과 규칙을 지켜갈 나와 우리 모두가 대견해요. 내 스스로를, 친구들과 서로 우리들의 노력을 잘 알아봐 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해요! 


  반환점을 돌아선 가을. 한해가 그저 저물어가고 있다고 느끼기보단 나와의 크고 작은 약속들과 결심들로 채운 시간을 돌아보며 '올해도 많은 것들을 이루어내었구나!'하고 생각해 보아요. 남아있는 결심을 차근차근 이루고, 나만의 풍족한 결실을 충분히 칭찬해 주며 보내기로 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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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cb750b1116cf228745ebcf8f236f55e_1590625458_7774.jpg두 번째 수업. 내려오는 가을비를 함께 느껴보는 빗물이의 하루

 

  세자트라숲의 빗물 저금통에 사는 빗물이가 가을비가 내려온다는 소식에 밖으로 나왔네요. 두 번째 수업이 있던 9월의 셋째 주. 내려오는 가을비를 빗물이와 함께 느껴보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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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비를 챙겨 입고, 작은 손으로 빗물을 받아내고, 나무 잎새에 달린 빗물을 털어내고, 우산을 뒤집어 빗물을 담아내요. 하늘에서 내려오는 비를 눈으로 보고, 쏟아지는 빗소리를 귀로 듣고, 차갑게 피부에 닿는 빗물의 시원함을 느껴보았어요. 그리고, 빗물이와 함께 빗물 연주도 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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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붕 아래서, 우산 아래서 피해기만 했던 비를 눈으로, 귀로, 손으로 느끼며 오감을 통해 자연을 가까이에서, 선명하게 살펴본 친구들과 빗물이와의 하루였습니다. 유독 크고 탐스럽게 영글어가는 가을의 과일들이 가을의 비를 담뿍 받았다는 것을 기억하며 맛있게 먹을 수 있겠죠?  반들반들 예쁘게 빛나는 가을의 사과와 감처럼 통통하게 익어가는 볍씨들처럼 가르치지않는학교 친구들도 반들반들 고운 빛으로 커가길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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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열매들과 함께 건강히 영글어갈 우리 친구들의 하루를 함께 응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