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발전교육을 주제로 진행하는 교사연수, 교실을 부탁해
선생님, 교실 그리고 상괭이를 부탁해요!
Writer_서보명 책임PD Posted_Oct 7, 2024
특수분야직무연수는 지난 2017년부터 통영RCE세자트라숲에서 운영하고 있는 교원대상 연수로, 올해 7회차를 맞이하였습니다. 올해는 5월 9일 공주대학교 이재영교수의 지속가능발전교육에서 통합성의 중요성이란 강의를 시작으로 이윤미 교사의 교사교육과정 강의 및 워크숍, 그리고 통영의 현장을 돌아보는 '우리가 바다를 만나는 법'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강의까지 총 4회차를 운영하였습니다. 그 중에서도 4회차에 진행되었던 '우리가 바다를 만나는 법'이라는 프로그램을 소개 드리고자 합니다.
교실 그리고 상괭이를 부탁해!
통영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게 바로 아름다운 바다입니다. 바다 속은 늘 신비롭고 우리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우리를 상상하도록 만드는 곳인데요. 여러분은 통영 바다 속에 어떤 친구를 가장 사랑하나요? 저는 모두를 사랑하지만 꼽으라고 한다면 상괭이 그리고 거북이인데요. 오늘의 주인공은 바로 아이들이 가장 사랑하는 바다친구, 상괭이입니다.
상괭이는 한반도 남서해에 주로 사는 작은 돌고래의 한 종으로 모습이 웃는 얼굴 같아서 웃는 고래로 부르기도 합니다. 몸빛은 회백색이며 몸 길이는 1.5~1.9m 정도까지 자랍니다. 등지느러미가 없는 대신에 높이 약 1cm의 융기가 있습니다. 조선 시대 태종실록에서도 찾아볼 수 있을 만큼 아주 옛날부터 우리 바다에서 함께 살아온 친구입니다.
그런데 최근 그물에 걸려 개체 수가 급감하고 있는 멸종위기종입니다. (해양수산부 지정 '보호 대상 해양 생물(2016), IUCN red list 'Endangered' (2017)). 국립수산과학원 고래 연구센터에 따르면, 상괭이의 수는 서해에서만 2005년 3만 6천 마리에서 6년 뒤 2011년 1만 3천여 마리로 급격히 줄어들었는데요. 상괭이를 지킬 수 있는 바다를 만들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도와줘요! 핫핑크돌핀스
마지막 강의는 저 멀리, 제주도에서 날아온 핫핑크돌핀스의 황현진 대표와 함께 하였습니다. 시작하기 전 수업에서 지켜야 할 규칙을 두 가지 알려주셨는데요. 바로 일상 속 차별 표현을 최소화하기 위해 '물고기'를 '물살이'라고 부르고 '마리'를 대신 목숨을 가졌다는 의미로 사람을 셀 때와 같이 '명'으로 표현하기로 약속하였습니다.
핫핑크돌핀스를 짧게 소개드릴게요. 핫핑크돌핀스는 2011년 한국에서 처음으로 수족관 돌고래 해방운동을시작한 해양환경단체로, 2013년 야생방류된 제돌이를 포함해 모두 여덟 명의 수족관 감금 돌고래들을 제주 바다로 보내는 일에 함께 했습니다. 2018년, 제주 남방큰돌고래들의 주요 서식처인 서귀포 대정읍 앞바다에 제주돌핀센터를 열어 운동과 교육 그리고 예술을 통해 시민들에게 바다 생태계와 고래류 보전의 중요성을 알리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워크숍 그리고 해양정화활동
핫핑크돌핀스의 황현진 대표와 함께 즐거운 워크숍으로 교육을 열었습니다. 하루 동안 불릴 나의 바다 이름을 정하고, 가장 기억에 남는 바다 모습을 떠올리며 전체에게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 후, 바다와 우리 일상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바다가 어떤 위기에 처하고 있는 지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고래가 기후위기 시대에 중요한 탄소 흡수원이라는 사실을 새롭게 알게 되었습니다. 고래는 바다에서 탄소를 포집하고 식물성 플랑크톤을 활성화 하며, 해양생태계 균형을 유지하는 핵심종으로 '고래류'의 멸종을 늦추는 것은 기후위기 시대에 더 없이 중요합니다"
"돌고래의 위기는 우리 모두의 위기라는 이야기가 와 닿습니다. 수족관에서 만나는 돌고래들 보다 아름다운 자연에서 헤엄치고 있는 돌고래를 우연히 만나는 날을 기다려볼게요"
다음은, 상괭이가 자주 출몰하는 봉암마을로 이동하여 해양정화활동을 시작하였습니다. 끝도 없이 펼쳐진 해양쓰레기에 참가했던 모두가 입을 다물지 못했습니다.
인간 활동으로 인해 발생하는 해양 쓰레기는 해양 생태계와 환경에 큰 피해를 주고 있습니다. 그물, 낚싯줄, 부표 등 어업 활동 중 발생한 쓰레기가 바다에 버려지는 경우가 많고, 특히 유실된 어망은 '유령 어망'으로 불리며 거북이, 상괭이처럼 큰 해양 생물 뿐만 아니라 작은 물살이들도 엉키거나 갇혀 피해를 입는 경우가 매우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또한, 해양 쓰레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플라스틱입니다. 플라스틱은 자연적으로 분해되지 않아 미세 플라스틱으로 변해 해양 생물과 생태계를 오염시키고 결국 인간에게도 악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우리는 상괭이를 만났을까요?
해양 쓰레기를 수거한 후, 선촌마을로 돌아오는 길 상괭이가 자주 출몰한다는 바다에서 잠시 상괭이를 찾아보았는데요. 과연, 상괭이를 만날 수 있었을까요?
결과는...? 두둥!
당일 파도가 높아 상괭이를 만나진 못했습니다. 파도가 높은 날은 상괭이들이 조금 더 잔잔한 바다로 이동하여 쉬고 있다는 이야기를 마을 주민께서 알려주셨는데요. 상괭이를 만나지 못했어도 우리 모두가 아쉽진 않았습니다. 야생동물은 우리가 원한다고 언제나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은 것도 큰 배움이었습니다. 자연과 함께하는 여정 그 자체에서 즐기고, 그 속에서 깨달음을 얻을 수 있어 더 값진 시간이었습니다.
그럼, 다음에 다시 만날 때까지 건강하게 지내
우리는 바다를 깨끗하게 만들도록 노력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