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통영을 향해 청소년이 던진 여섯 개의 질문

브릿지투더월드 한마당

 Writer_이우진 PD     Posted_Novermber 19, 2025

 

지속가능한 통영을 향해 청소년이 던진 여섯 개의 질문
함께 살펴볼까요?

 2025년, 예년과 같이 세자트라숲의 가을은 빨갛게 옷을 갈아 입은 메타세콰이아와 함께 청소년들의 질문으로 깊어졌습니다. 

11월 15일, 통영RCE세자트라숲 일대에서 제17기 브릿지투더월드의 중간보고회인 ‘한마당’이 개최되었습니다. 지난 7월부터 통영 곳곳을 탐방하며 지역 문제를 주제로 탐구 활동을 이어온 청소년 31명은 여섯 팀으로 구성되어, 그동안의 탐구 과정과 성과를 시민과 심사위원 앞에서 발표했습니다. 이번 한마당은 청소년들이 지속가능한 통영을 위해 발견한 질문들을 공유하는 공론의 장이 되었습니다.

 청소년의 눈으로 본 지속가능한 통영

  제17기 브릿지투더월드 한마당은 발표라는 형식을 넘어, 청소년들이 ‘스스로 발견한 질문’을 어떻게 키워 왔는지를 나누는 열린 배움터가 되었습니다. 전통 공예, 섬, 도심 생물, 지역의 언어, 세대 공존, 친환경 이동권까지 여섯 팀이 바라본 통영은 저마다 다른 얼굴을 하고 있었지만, 그 중심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바로 “이 문제를 내가 먼저 묻겠다”라는 다짐이었습니다.

브릿지투더월드는 매년 청소년들이 스스로 질문을 만들고, 지역 속에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통해 성장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올해 17기 역시 단순한 탐방이나 연구 활동을 넘어, 관찰–대화–기록–행동을 축으로 한 지속가능발전교육(ESD)의 흐름을 충실히 따랐습니다. 특히 올해는 전 세계 교육계가 강조하는 문제 기반 학습(PBL)과 행동지향학습(AOP)의 관점에서도 의미 있는 사례로 평가될 만큼, 모든 팀이 지역 가까이에서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의 실마리를 직접 만들어 가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한마당 무대에 선 31명의 청소년들은 ‘작은 문제에서 시작된 질문이 어떻게 탐구로 확장되었는지’, ‘지역사회와의 만남이 어떤 배움을 만들어냈는지’를 이야기하며 통영이 가진 여러 얼굴을 자신만의 언어로 풀어냈습니다.

그리고 그 이야기들은, 늦가을의 숲을 물들인 단풍의 색처럼 뜨거운 열정으로 세자트라숲을 채워 주었습니다.

ꔚ 전통 공예는 어떻게 다시 청소년과 만날 수 있는가?

ꔚ 세대가 공존하는 도시는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

ꔚ 도심 속 작은 생물들은 어디에서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가?

ꔚ 사라져가는 통영 사투리는 왜 지켜야 하는가?

ꔚ 청소년이 섬과 더 가까워지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

ꔚ 친환경 도시에서의 친환경 이동권은 어떻게 보장될 수 있는가?

청소년들은 주제를 설정한 뒤 인터뷰, 현장조사, 설문, 기록 활동 등을 자율적으로 기획하고 실행했습니다. 이를 통해 전통 공예의 현대적 보존, 세대 공존, 생물다양성, 지역어 보존, 섬 접근성, 친환경 이동권 등 통영의 지속가능발전 과제를 다양한 시각에서 탐색했습니다.

 청소년의 고민을 만나봐요! 

한마당을 찾은 시민들은 브릿지투더월드의 탐구 결과를 직접 체험하며 청소년들의 활동에 가까이 다가가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행사 당일, 세자트라숲은 여섯 개 팀의 연구 주제를 기반으로 구성된 체험형 부스 전시장으로 꾸며졌습니다.

각 팀은 자신들의 탐구 내용을 시각적·체험적 요소로 재구성하여 전시했습니다. 시민들은 부스를 자유롭게 돌며 질문에 응답하고 활동을 직접 체험함으로써, 청소년들이 어떤 문제의식을 갖고 연구해 왔는지 자연스럽게 확인했습니다.

한 참여 시민은 다음과 같은 소감을 남겼습니다.

“학생들이 팀 단위로 지역 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활동 하나하나에서 진정성이 느껴져 돌아갈 때 에너지를 얻고 갑니다.”

시민 투표와 현장 심사 결과는 이후 팀 활동의 다음 단계—글로벌 탐방팀 선발과 로컬 실천팀 확정—로 자연스럽게 이어졌습니다.

 I'm possible

 같이가조

 여섯 팀, 여섯 개의 질문

글로벌 탐방과 로컬 실천으로 확장됩니다. 한마당 발표 결과를 바탕으로, 여섯 팀은 글로벌 체인지 탐방팀(해외 탐방)과 로컬 인사이트 실천팀(국내 실천)으로 나뉘어 다음 단계의 활동을 이어가게 되었습니다.

・. 글로벌 체인지 탐방팀 ・. 

1) 삼삼오오 — 전통 공예의 현대적 연결을 찾아서

삼삼오오는 통영 전통 공예의 현대적 가능성을 탐구해 왔습니다.

나전칠기, 소목장, 전통 바느질 등을 조사하며 “청소년에게 닿는 방식”을 고민했습니다.

앞으로는 해외의 공예·문화도시를 탐방해 전통과 청소년 세대를 잇는 구체적 모델을 연구할 예정입니다.

2) 식스센스 — 세대공존을 위한 도시 디자인

식스센스는 노인복지관, 마을 경로당 등 지역기관을 방문하며 세대 간의 실제 경험과 시간을 관찰했습니다. 향후 해외의 세대통합 커뮤니티 프로그램을 탐방하여 통영에서의 실천 방안을 모색할 예정입니다.

3) 같이가조 — 도시 생태계의 작은 신호를 찾아서

같이가조는 도심 곳곳의 작은 생물을 관찰하며 도시 생태계의 기본을 이루는 존재에 주목했습니다. 이제 해외 도시의 생물다양성 프로젝트를 탐방해 통영에 적용 가능한 생태 보존 모델을 연구할 계획입니다.

・. 로컬 인사이트 실천팀 ・. 

1) I’m possible — 잊혀가는 지역어를 지키는 작은 기록자들

I’m possible은 통영 사투리의 문화적 가치를 조명하며 어르신 인터뷰, 사투리 문장 채집 등을 통해 아카이브를 구축해 왔습니다. 앞으로는 국내 지역어 보존 사례를 참고해 통영형 언어 기록 활동으로 확장할 예정입니다.

2) 루트6 — 섬과 청소년을 잇는 접근성 연구

루트6은 청소년의 섬 이동권을 탐구하며 일곱 개의 섬을 직접 방문해 주민들의 목소리와 이동 현실을 기록했습니다. 이후 국내 섬 교육 프로그램과 접근성 개선 사례를 분석해 통영형 개선 모델을 제시할 계획입니다.

3) 제로포인트 — 친환경 이동권으로 만드는 청정 도시

제로포인트는 도보 동선, 자전거 도로, 버스 이용 환경을 직접 체험하며 친환경 교통 인프라의 현실을 조사했습니다. 앞으로는 국내 친환경 교통 정책과 이동권 개선 사례를 참고해 통영에서의 실천 전략을 구체화할 예정입니다.

 작은 질문이 변화를 만든다

브릿지투더월드는 2008년 시작된 이후 1,000여 명 이상의 청소년이 참여해온 통영RCE세자트라숲의 대표 청소년 프로젝트로, 14년 연속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지속가능발전교육(ESD) 공식 프로젝트로 선정되었습니다. 올해 한마당은 단순한 중간보고회가 아니라, 다음 단계로 확장되는 출발점이 되었습니다. 통영RCE 관계자는 다음과 같이 밝혔습니다.

“올해 청소년들은 지역 문제를 자기문제로 인식하고 해결책을 찾기 위해 깊이 있는 탐구를 이어갔습니다.

작은 질문에서 시작된 변화가 지역과 세계로 이어지도록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습니다.”

17번째 얼굴들을 만난 지금, 브릿지투더월드는 다시 한 걸음을 내딛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길 위에서 청소년들은 여전히 묻고, 배우고, 실천하는 중입니다. 다음 장에는 어떤 질문이 놓이게 될까요? 통영의 미래를 향한 여정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