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자트라숲 이야기

굿모닝 탐조단, 세자트라숲의 나그네새 탐조

  • 2025-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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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머물다가도 좋아요, 숲에서 만난 나그네새

굿모닝 탐조단, 세자트라숲의 나그네새 탐조

 Writer_김세희 PD     Posted_Sep 25,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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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절의 바람을 따라 머물다 떠나는 새들을 우리는 나그네새라 부릅니다. 나그네새들은 숲에 잠시 머물러 휴식을 취하고, 다시 길을 떠나기 위해 숲과 바다를 가로지르며 날아오르고, 그 짧은 순간을 통해 우리에게 자연의 흐름과 생명의 순환을 일깨어 줍니다.

 

  이번 2025년도 3차 세자트라 레지던시 굿모닝 탐조단 세자트라숲의 나그네새 탐조에서는 숲을 스쳐 지나가는 나그네새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그들의 삶과 이동 속에서 공존의 의미를 함께 찾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새벽의 숲이 깨어나는 순간, 어둠이 걷히고 숲으로 스며드는 빛 속에서 우리는 어떤 새들의 이야기를 발견하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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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cb750b1116cf228745ebcf8f236f55e_1590625458_7774.jpg1일차: 굿모닝 탐조단 - 세자트라숲 나그네새 탐조

 

  어스름한 새벽녘을 지나, 산 등성이 너머로 해가 떠오르고 숲 속으로 부드러운 빛이 스며들기 시작했습니다. 태양의 주황빛을 머리와 어깨에 나눠 얹은 참가자들은 세자트라숲의 잔디광장에서 탐조를 위한 오리엔테이션과 안전교육을 마친 뒤, 조심스레 숲길로 들어섰습니다. "오늘 우리는 어떤 나그네새를 만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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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날 숲 속에서는 계절의 길을 따라 이동하는 나그네새 민물가마우지재갈매기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쌍안경 너머로 태양양 빛을 받아 물든 새들의 작은 몸과 느리고 편안한 날개짓을 관찰하며, 참가자들은 잠시 머물다 다시 이동하는 나그네새들의 삶을 가까이에서 지켜보았습니다. 


 떼까치, 왜가리, 새호리기, 큰부리까마귀처럼 세자트라숲에 터를 잡고 사는 텃새들도 만났습니다. 숲을 스쳐 지나가는 나그네새와 텃새들의 울음이 섞인 노래 소리, 서로의 영역을 지키며 나는 새들의 비행은 숲이 단순한 서식지를 넘어 이동과 휴식의 기착지임을 보여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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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무 끝에 잠시 머무르는 새를 눈에 담기도 하고, 잎사귀 사이로 작은 몸을 이리저리 숨기며 노래하는 새들의 노래에 귀를 기울이기도 했습니다. 숲의 아침을 조심스러운 날개짓으로 깨우는 새들을 따라 숲길을 조심스러운 걸음으로 걸으며, 나그네새들이 머문 흔적과 주변 환경을 세심히 살펴보았습니다. 멀리서 작게 들려오는 울음 소리, 흔들리는 잎사귀 하나까지 놓치지 않으려 집중하는 시간 동안, 숲 속 모든 생명이 서로 이어져 있다는 것을 몸과 마음으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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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탐조를 마친 참가자들은, 숲에서 보고 듣고 느낀 경험을 서로 나누며 탐조 활동을 정리했습니다.
 
  "잠시 머문 새들의 흔적을 관찰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이야기를 알 수 있었어요."
  "숲 속 작은 생명들의 움직임 하나하나가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게 신기했어요." 


  짧은 시간이었지만, 나그네새와 텃새, 숲 속 생명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마주하며, 참가자들은 자연과 공존하는 감각을 조금 더 가까이에서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해가 뜨는 숲에서 진행된 '굿모닝 탐조단-나그네새 탐조'는 단순한 탐조를 넘어, 숲과 생명에 귀 기울이는 태도와 생태 감수성을 배우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8cb750b1116cf228745ebcf8f236f55e_1590625458_7774.jpg2일차: 비가 내리는 숲, 책으로 이어간 탐조 - 한국의 새 도감 깨기

 

  둘째 날 아침, 숲에는 비가 내렸습니다. 비를 피해 새들이 숨어있는 동안  '한국의 새 도감 깨기' 활동으로 책 속에서 탐조를 진행했습니다. 도감 속에서 만난 나그네새들의 모습은 전날 숲에서의 기억을 한 장 한 장 불러냈습니다. 


  참가자들은 "세자트라숲에 머물다가는 나그네 새가 바로 이 새들이군요."라며 책 속에 담겨있는 새들은 한 장, 한 장 살펴보았습니다. 높은 하늘 위 새들의 비행과 땅 가까이 날던 제비의 날개짓, 숲의 초입 버드나무 속 새들의 지저귐. 저마다 숲에서 만났던 새들의 기억을 꺼내며, 비로 닫힌 숲길 속에서도 자연을 이해하는 길을 열어내며 나누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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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시 눈을 감고, 지난 하루의 숲과 새들의 울음을 떠올려 봅니다. 새를 눈에 담았던 짧은 순간의 만남이 마음 속에 오래 남아, 자연과 연결된 순간으로 자리합니다. 


  이틀간 함께한 굿모닝 탐조단 활동은 머무르는 순간을 존중하고, 함께 살아가는 생명을 이해하는 법을 배우는 의미있는 자리였습니다. 


  세자트라숲은 오늘도 수많은 생명들의 길목이자 쉼터로 존재합니다. 우리가 귀 기울리고, 기억하는 그 순간들이 모여, 자연과 공존하는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어 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