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RCE세자트라숲에서 배운 2주
대만 학생들의 ESD 인턴십 이야기
Writer_고정화 PD Posted_September 25, 2025
지난 9월 3일부터 16일까지, 통영RCE세자트라숲에 두 명의 대만 대학생들이 인턴십을 위해 찾아왔습니다. 낯선 나라에서, 2주 동안 배우고 경험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입니다. 하지만 그만큼 값지고 깊은 울림을 주는 과정이기도 했습니다.
세자트라숲은 2015년 개장 이래 지속가능발전교육(ESD)의 허브로 자리매김해 왔습니다. '지속가능한 생활 방식을 체험으로 배우는 놀이터'로 설계된 이곳은 지역 사회를 위한 열린 공간이자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누구나도 참여할 수 있는 배움의 장입니다. 두 학생은 이곳에서 지역 학교를 방문하고, 공동체와 함께하는 이니셔티브에 참여하며, 환경자원화센터까지 찾아가 보았습니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한국의 환경교육이 지역사회 속에서 어떻게 살아 움직이는지 직접 눈으로 확인했고, 이는 대만에서 지속가능성을 일상과 공동체 안에 어떻게 뿌리내릴 지에 큰 영감을 주었다고 합니다.
며칠 전, 두 학생이 그 시간을 기록한 따뜻한 글을 보내왔습니다. 설렘과 배움, 감동이 고스란히 담긴 그들의 이야기를 오늘 이곳에서 나누고자 합니다.
함께 배우고 나누는 숲
세자트라숲은 숲과 바다, 정원과 건물이 어우러진 살아있는 교과서이며 교육의 장입니다. 두 학생은 이곳에서 머무르며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직접 체험했습니다.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무해한 하루 만들기 프로그램, 초등학생들과 함께한 바다거북이 보호 게임, 그리고 시민들과 함께 텃밭 배추 모종을 심는 시간까지. 프로그램마다 "지속가능성은 생활 속에서 시작된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어, 학생들은 그 안에서 배우고 또 느꼈습니다.
바다에서 배운 지속가능성
가장 인상 깊었던 활동 중 하나는 '찾아가는 클린낚시학교'였습니다. 낚시터에서 낚시인들에게 낚시쓰레기 문제, 금지체장 및 금어기 보호 등에 대해 퀴즈로 쉽게 안내하고, 보호종은 다시 바다로 돌려보내는 체험을 하며 학생들은 말했습니다.
"벌금을 부과하는 것보다, 교육을 통해 스스로 깨닫게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걸 알게 되었어요."
작은 행동 하나하나가 지속가능한 바다를 만드는 힘이 된다는 사실을 몸으로 경험한 순간이었습니다.
마을과 연결되는 교육
두 학생은 특화마을 환경교육에도 참여했습니다. 마을 주민들이 스스로 문제를 찾아내고, 해결 방법을 함께 고민하며 지도 위에 기록해 나가는 과정은 단순한 환경교육을 넘어 공동체의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대만도 앞으로는 이런 상향식 접근이 필요하다고 느꼈어요."
그들의 이야기 속 이 문장은, 세자트라숲의 교육이 개인을 넘어 지역 사회와 이어져 있음을 잘 보여줬습니다.
학교와 일상에서 만난 변화
용남초등학교, 동원중학교, 그리고 통영시 환경자원화센터를 방문하면서 학생들은 한국의 일상 속 환경 실천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환경 동아리 활동, 급식을 남기지 않고 텀블러를 가져온 학생들에게 나눠주는 매실 음료. 이런 작은 실천들이 모여 큰 변화를 만들어가는 모습을 보며, 대만에서도 적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고 합니다.
서로에게 남긴 선물
문화체험도 빼놓을 수 없었습니다. 주말을 이용 부산 해운대와 통영의 바닷길을 걸으며, 한국의 풍경과 사람들의 친절 속에서 또 다른 배움을 얻었습니다. 돌아가는 길, 두 학생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ESD는 단순히 지식을 전하는 게 아니라, 마음을 움직이고 행동을 바꾸는 과정이에요.
이 경험은 평생 잊지 못할 선물이 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