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자트라숲 이야기

낚시 문제를 어떻게 지속가능하게 해결할 수 있을까?

  • 2025-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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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 문제를 어떻게 지속 가능하게 해결할 수 있을까? 

그 답을 찾는 여정, 찾아가는 클린낚시학교 

 Writer_서보명 책임PD     Posted_May  10,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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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RCE는 지역사회와 함께 지속가능한 낚시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찾아가는 클린낚시학교’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낚시인의 환경 인식을 높이고, 책임 있는 낚시 문화를 정착시키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해양 쓰레기 문제와 어류 자원 보호의 중요성을 알리는 교육을 통해, 참여자들은 낚시터를 깨끗이 정리하고 보호종을 방생하는 실천적 지침을 배웁니다. 이러한 현장 교육은 단순한 캠페인을 넘어 낚시인과 지역 주민이 함께 지속가능한 해양 생태계를 만들어가는 출발점이 되고 있습니다. 그럼, 통영RCE의 클린낚시학교 2025년 여정을 소개드립니다.  




8cb750b1116cf228745ebcf8f236f55e_1590625458_7774.jpg왜 '낚시' 문제에 주목했나요?


최근 낚시 인구 천 만명의 시대를 열었으며 산업 규모도 8조 원에 이를 만큼 성장하고 있으나, 이에 따른 환경오염, 수산자원 고갈, 쓰레기 투기 등의 문제가 심화되며 지속가능한 낚시문화를 위한 교육과 관리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해양수산부 조사에 따르면 낚시인의 87.9%가 체계적인 교육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지만 실제 교육 경험률은 3.7%에 불과하며, 우리나라는 아직 일반 낚시인을 위한 공식 교육이나 면허 제도가 미비한 실정입니다. 반면, 독일·미국·호주 등 주요 선진국은 낚시면허제를 도입해 일정 교육 이수와 시험을 통해 낚시를 제도적으로 관리하고 있어, 국내에서도 실효성 있는 교육 시스템과 정책적 기반 마련이 시급합니다.


2023년 통영시지속가능발전교육재단은 통영시 28개 마을의 532명의 주민을 대상으로 해양 환경 조사를 실시하였습니다. 그 결과, 낚시 밑밥으로 인한 부영양화와 낚시인 및 관광객이 버리는 쓰레기 문제가 주요한 환경 문제로 대두되었으며, 이에 대한 대안으로 주민들은 낚시인 및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입도 전 사전교육, 낚시면허제 도입, 갯바위 휴가제 시행 등을 제안하였습니다.


“낚시객이 많은데 쓰레기를 그대로 버리고 가십니다. 섬에 들어오기 전, 섬 관광과 낚시에 대한 교육을 꼭 받았으면 합니다.” (통영시 사량도 진촌마을)


“낚시객이 낚시를 하지 못하는 기간을 설정하는 낚시 휴식년이 꼭 필요합니다.” (통영시 한산도 문어포마을)


“낚시객 한 명이 버리고 간 쓰레기에서 시작해 점점 쓰레기가 쌓이기 시작했습니다. 일주일이 지나니 쓰레기가 산을 이루더군요. 어이가 없고 화가 나서 75L 쓰레기봉투에 담아 치우기 시작했는데, 10개를 써도 다 치우지 못했습니다.” (통영시 곤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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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재단은 통영시 환경과의 지원을 받아 낚시면허제 시범사업인 ‘찾아가는 클린낚시학교’ 프로그램을 개발하였습니다. 시범사업지는 산양면 곤리도로 선정하였으며, 총 30회에 걸쳐 503명을 대상으로 낚시 환경 교육을 진행하였습니다.


본 교육은 국가환경교육표준의 환경소양 명목적 단계 수준으로 개발되었으며, 주요 학습 목표는 환경과 인간의 관계 인식, 자연에 대한 관심 고취, 기본 용어와 개념 이해, 단순한 환경쟁점 인지, 기본적인 문제해결 기능 습득, 일상에서의 간단한 행동 변화를 촉진하는 것이었습니다.


프로그램은 ‘낚시교육’이라는 단어에 거부감을 갖고 있는 낚시인들을 고려해 쉽고 재미있는 퀴즈 형식으로 구성하였습니다. 또한, 참여도를 높이기 위해 교육 후 지속 가능한 낚시 문화를 실천할 수 있는 상품으로 통영시 쓰레기 종량제 봉투와 물티슈 대신 사용할 수 있는 손가락 낚시 수건을 제공하였으며, 교육 중복을 방지하기 위해 교육을 이수한 분들께는 ‘모범낚시인 배지’를 수여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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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cb750b1116cf228745ebcf8f236f55e_1590625458_7774.jpg낚시 환경교육은 효과가 있었을까? 


사업의 효과성을 측정하기 위해 교육지와 비교육지 각각 50명씩 총 100명을 대상으로 지식과 이해, 태도와 가치, 참여와 실천, 정책 관련 총 4가지 분야에서 역량 차이를 분석하기 위한 정량평가를 실시하였습니다. 그 결과, 교육지와 비교육지 간 지식, 태도, 실천 부분에서 아래와 같이 유의미한 결과(p>0.05)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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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교육이 이루어진 지역에서는 낚시 관련 지식과 참여 태도, 해양생태계 보전에 대한 인식과 실천 의지가 비교육 지역에 비해 현저히 높게 나타났으며, 특히 낚시 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을 지지하느냐의 질문에 대해 교육지에서는 94%로, 비교육지의 62%에 비해 크게 높은 점수가 나왔습니다. 이는 교육을 받은 낚시인이 낚시 정책에 더욱 긍정적이고 수용적인 태도를 보이며, 교육이 인식 변화와 적극적인 문제 해결 참여를 유도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또한, 인터뷰를 통해 아래와 같은 의견을 함께 모을 수 있었습니다.


“쓰레기를 되가져 나가는 낚시객의 비율이 기존 30~40%대였다고 하면 교육을 시작하고 나서는 70~80%로 눈에 띄게 증가하였습니다. 특히, 분리배출까지 하여 쓰레기를 가지고 나가는 사람도 보았는데 이는 15년간 배를 운항하면서 처음 보는 광경이었습니다.”(곤리도 선장)


“낚시터가 더러운 경우에는 나도 모르게 무심코 주변 환경에 따라 그래도 행동하는 경향이 있는데 곤리도의 경우, 배에서부터 쓰레기 처리에 대해서 강조하고 현장에서 교육이 이루어지는 등 관리되고 있는 지역이라는 인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저도 낚시인이지만 낚시로 인한 환경문제가 매우 심각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갯바위나 배에서 낚시하는 사람들의 쓰레기 투기를 자주 목격하는데, 낚시배를 운영하는 분들이나 탑승 전 교육이 꼭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교육생)


“마을에서 구판장이나 선외기 등 낚시인을 대상으로 사업을 하는 사람들은 낚시에 대한 교육이 규제처럼 느껴져 달가워하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오히려 교육을 진행하여 마을주민으로서, 마을에서 사업을 하는 사람으로서 매우 좋습니다. 결국 더러워진 마을은 마을주민에게도 상처이며 낚시인에게는 다시 방문하고 싶지 않은 낚시터가 될 것입니다. 교육을 진행하는 동안 낚시인 뿐만 아니라 지역주민들 역시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습니다. 지금은 주민들이 다니면서 낚시인에게 인사도 하고‘쓰레기 처리 잘 하고 가세요’라고 낚시인들에게 이야기를 하고 다닙니다.”(마을주민, 구판장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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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cb750b1116cf228745ebcf8f236f55e_1590625458_7774.jpg이번엔 척포다! 환경·교육·관광을 잇 는 지속가능한 파트너십 출범  

 

이 효과성을 바탕으로, 올해는 통영의 곤리도, 척포, 등대낚시공원 3개소로 교육을 확대하여 운영할 예정입니다. 그 중, 척포가 위치한 마동마을에서 의미 있는 협력이 이루어졌는데요. 통영시지속가능발전교육재단(통영RCE), 국립공원공단 한려해상국립공원 동부사무소, 척포낚시연합회가 함께 낚시로 인한 환경 문제 해결과 지속가능한 낚시문화 정착을 위한 3자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것입니다.


이번 협약은 낚시 활동이 증가하면서 발생하는 해양 쓰레기, 남획, 안전사고 등 다양한 환경·사회적 문제에 공동으로 대응하고자 마련되었습니다. 이를 위해 세 기관은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낚시 활동의 환경적 영향 최소화, ▲낚시터 환경 교육 및 인식 개선, ▲지속가능한 생태관광 기반 조성, ▲협력사업의 지속적 확대를 목표로 하는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하였습니다.


이날 협약은 단순한 선언에 그치지 않고 즉각적인 실천으로 이어졌습니다. 협약 체결 직후, 척포 일대에서는 갯바위와 방파제에서 환경 정화 활동과 환경 교육이 공동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낚시터에서 버려진 쓰레기를 수거하고, 낚시인들에게 올바른 쓰레기 처리 방법을 교육하는 현장은 단순한 정화 활동을 넘어 새로운 낚시 문화를 제안하는 생생한 교육의 장이 되었습니다.


한려해상국립공원 동부사무소 유상형 소장은 “이번 협약은 자연 생태계와 지역 주민이 공존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모델을 만들어가는 출발점이 될 것입니다”라고 그 의의를 강조하였습니다. 통영RCE 남정희 사무국장 역시 “이번 협약이 통영을 넘어 전국 각지에 지속가능한 낚시 문화의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길 기대합니다”라고 전하였습니다.


낚시인들의 적극적인 참여 의지도 돋보였습니다. 척포낚시연합회 박점식 회장은 “저희는 낚시 산업의 최전선에 있는 사람들입니다. 저희가 먼저 변화를 실천한다면, 우리 낚시터가 더 깨끗하고 지속가능한 공간이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라며 협약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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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의 협약은 통영RCE가 추진해온 ‘찾아가는 클린낚시학교’의 정신과 맞닿아 있습니다. 지속가능한 낚시 문화는 단순히 깨끗한 바다를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낚시인과 지역 주민, 환경 보호 기관이 협력하여 생태계와 인간이 공존하는 문화를 만들어가는 과정입니다. 이번 협약이 통영을 시작으로 전국 각지에서 새로운 낚시 문화의 물결을 만들어내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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