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자트라숲 이야기

가르치지않는학교 두번째 이야기: 밧줄을 타고, 봄을 걸으며, 웃음꽃을 피워내는 아이들

  • 2025-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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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봄학기 ‘가르치지않는학교’에서 피어난 배움의 순간들: 두번째 이야기

밧줄을 타고, 봄을 걸으며, 웃음꽃을 피워내는 아이들

 Writer_김세희 PD     Posted_Apr 12,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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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의 토요일 가르치지않는학교의 세번째 수업이 진행되는 날입니다. 주말 동안 비 소식이 예보되어있던 날, 아이들을 기다리는 숲은 이른 아침부터 흐린 하늘 아래 잠잠히 숨을 고르고 있었습니다. 활짝- 만개해 예쁜 얼굴을 뽑내던 벚꽃은 밤새 바람에 흔들리고, 숲길엔 꽃잎들이 조용히 내려앉았습니다. 맛있는 도시락을 손에 들고 오늘도 말갛게 웃음띤 얼굴로 힘차게 세자트라숲에 온 아이들은 꽃잎이 내려앉은 자리에 다른 꽃을 피웠습니다. 놀랍도록 명랑한 웃음, 서로를 응원하는 목소리, 함께 해보려는 다정한 손짓. 내려앉은 꽃잎들 위로 피어난 ‘웃음꽃’은 그날 세자트라숲을 다시 환하게 밝혀주었습니다.

  

 

8cb750b1116cf228745ebcf8f236f55e_1590625458_7774.jpg밧줄을 타고, 나를 넘어 우리로 이어가기!

 

  이날은 잔디광장으로 내려가 '밧줄놀이'를 했습니다. 단순한 신체 놀이처럼 보이지만, 밧줄은 아이들에게 ‘함께하는 힘’을 알려주는 도구가 됩니다. 처음엔 어색하게 밧줄을 잡던 아이들이 "이거 흔들려요!", "무서워요!"라며 소리쳤지만, 누군가가 "내가 잡아줄게!"라고 말하는 순간, 숲 속 공기가 달라졌습니다. 누구 하나 뒤처지지 않도록 밧줄을 잡아주고, 균형을 잡아주며 아이들은 자신도 모르게 협동의 가치를 몸으로 익혀갑니다. 자연 속에서 아이들은 경쟁이 아닌 ‘협력의 재미’를 배우는 중입니다. 누구도 가르치지 않아도, 아이들은 손을 내밀고, 함께 방법을 찾아갑니다. 


“친구가 나 잡아줬어. 그래서 나도 뒤에 오는 친구 도와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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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cb750b1116cf228745ebcf8f236f55e_1590625458_7774.jpg계절이 건내는 선물, 숲에서 만난 꽃

 

  밧줄놀이가 끝난 후, 아이들은 숲길을 따라 걸으며 봄이 남긴 선물들을 하나씩 발견해 나갔습니다. 땅 위에 내려앉은 꽃잎, 고개를 내민 풀꽃, 나무 아래 숨어 있던 작은 생명들. 세자트라숲은 마치 아이들에게만 몰래 준비해둔 자연의 보물 상자 같았지요.


“이 꽃은 아직 살아있어요. 만지면 안 돼요.”

“여기 벌 지나갔어요! 꽃 찾나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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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의 눈은 작은 생명도 놓치지 않습니다. 어른에겐 평범하게 보이는 숲의 풍경도, 아이들에겐 새롭고, 신나는 보물숲이 됩니다. 누가 알려주지 않아도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생명의 섬세함을 배려하는 법을 배웁니다. 흙 위의 꽃잎 하나도 소중히 여기는 그 마음이, 이미 커다란 배움의 시작이라는 걸 숲은 알고 있었을 거예요.



“나무에서 떨어진 동백꽃이 땅에서 다시 피었어요.

밟지 않으려고 조심조심 걸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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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cb750b1116cf228745ebcf8f236f55e_1590625458_7774.jpg모든 순간들이 봄 같은, 가르치지않는학교의 '봄'

 

  아이들이 웃고, 함께 손을 잡고, 조심스럽게 꽃잎을 들여다보던 모든 근사한 순간들 속에서 우리는 배움이란 반드시 설명 되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머물고 느끼는 과정임을 다시금 확인합니다. 흐린 날씨도, 지고 있는 꽃잎도 우리 아이들의 웃음 앞에서는 한없이 부드러워집니다.


  세자트라숲은 자연이 주는 배움 속에서 아이들이 스스로 성장할 수 있도록 조용히 기다려주는 공간입니다. 그리고 그 기다림 안에서, 아이들은 오늘도 자라고 있습니다. 다음 만남에는 또 어떤 꽃이 피어날까요? ‘가르치지않는학교’의 봄은, 오늘도 피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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