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후적응 리빙랩을 위한 현장의 목소리를 듣다 –
통영시 어업분야 기후적응 대응을 위한 첫걸음
Writer_홍채홍 PD Posted_April 11, 2024
기후변화가 해양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점점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통영시의 어업도 고수온, 저수온, 해양 재해 등으로 인해 생존의 위기를 맞고 있으며, 이는 단지 한 지역의 문제가 아니라 식량안보와 국가 해양산업의 지속가능성과도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에 따라 지난 3월 27일, 통영시에서는 어업분야의 기후적응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간담회를 개최하였습니다. 이번 간담회는 기후적응 리빙랩 운영을 위한 이해관계자 의견 수렴 및 네트워크 구축을 목표로 진행되었습니다.
참여기관으로는 연세대학교 기후적응 리빙랩 사업단, 통영RCE, 통영시청 어업팀, 남동해양수산연구소, 멍게 양식업 종사자, 어업 및 양식업 종사자들이 함께했습니다.
현장의 목소리를 담다
현장에 참여한 어업인들은 기후변화로 인한 실제 피해와 우려를 생생하게 전달했습니다. 멍게, 참돔, 쥐치, 우럭 등 주요 양식 어종의 폐사는 반복되고 있으며, 이에 대한 보상이나 대응 체계는 아직도 충분하지 않다는 데 공감이 모였습니다.
한 어업인은 "현장의 목소리가 실제 정책에 반영되어 어민들에게 돌아오길 바란다"고 전했고, 또 다른 참석자는 "재해가 발생하기 전에 예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핵심 문제: 밀식, 폐사, 제도적 공백
참석자들이 공통으로 지적한 핵심 문제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양식 밀식 문제
양식장 내 과밀 생산으로 인해 고수온 등 기후변화 상황에서 피해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적정 생산량 유지와 매뉴얼 준수 필요성이 제기되었습니다.
2. 기후 대응의 어려움
기온 상승이나 수온 변화는 예측이 어려워 대응이 늦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고수온 시기에 사료를 지속적으로 투입하여 폐사율이 급증하는 문제도 지적됐습니다.
3. 제도적 기반 부족
어장을 옮기거나 폐업하려 해도 법적 근거가 부족합니다. 어촌계에서 어장을 임대하거나 매각하려 해도 민원과 제도적 한계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4. 실효성 낮은 보상 제도
현재 폐사에 대한 보상은 대부분 5천만 원 내외로, 실제 피해 규모에 턱없이 부족합니다. 자부담 보험료 비율이 높아 가입조차 꺼려지는 상황입니다.
실천 가능한 제안들
참석자들은 문제 해결을 위한 현실적인 방안도 함께 제시했습니다.
- 어류 양식에서는 밀식 해소와 교육 강화, 관리 매뉴얼 준수를 위한 제재 방안 필요
- 멍게 양식은 어장 이동을 위한 정책적 지원이 절실하며, 이동에 필요한 기반과 제도 마련이 요구됨
- 자율관리공동체의 현실적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행정적·법적 장치 마련
- 정부 주도의 종묘 보급사업 및 치어 지원 정책 도입 요청
- 리빙랩을 통한 어업인 간 정보공유 체계 강화와 실시간 기후정보 전달망 확대
지속가능한 어업으로 나아가기 위한 첫 걸음
이번 간담회는 단순한 의견 수렴 자리가 아니라,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민관협력의 시작입니다. 어업인들의 목소리는 구체적이고 절박했으며, 이들이 제시한 현실적 제안은 기후적응 리빙랩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합니다.
기후위기는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라, 생업의 현장에서 매일같이 마주하는 현재의 문제입니다.
통영RCE는 앞으로도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여, 실효성 있는 기후적응 정책을 마련하고, 지역 맞춤형 실험과 네트워크를 통해 지속가능한 어업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