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자트라숲 이야기

[칼럼] 학교 밖 배움터에서 찾은 진짜 재미

  • 2024-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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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지기의 통영RCE세자트라숲 이야기 

학교 밖 배움터에서 찾은 진짜 재미

 Writer_홍채홍 PD     Posted_September 11,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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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만 안 하면 모든 게 재미있다!"


저는 학창시절 시험기간에 이 말을 자주 외치곤 했었죠. 저에게 학교를 벗어난 ‘진짜 세상’에서의 배움은 조금 특별했습니다. 다소 '어렵지만 재미있는 놀이'와 비슷하다고 할까요? 특히나 제가 근무하고 있는 통영RCE세자트라숲 같은 곳에선 말이죠. 이곳에선 유아부터 어른까지 모두가 모여 각자에게 맞는 속도와 방식으로 ‘공부’를 합니다. 하지만 그 ‘공부’가 딱딱한 교과서와 시험지에 묶인 것이 아니라, 자연 속에서 뛰어놀며 배우는 것이죠. 그래서 저는 교육연구자로서 학교 밖 배움터를 좀 더 재미있는 배움터로 만드는 일이 참 매력적이라고 생각합니다.

  

 

8cb750b1116cf228745ebcf8f236f55e_1590625458_7774.jpg자연 속 배움의 시작: 유아부터 성인까지

 

통영RCE세자트라숲은 어린아이부터 어른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방문하는 곳입니다. 평일 낮에는 아이들로 북적입니다. 학교라는 형식적 교육의 틀에서 벗어나 진정한 놀이로써 숲을 만끽합니다. 체험학습으로 찾아온 아이들은 숲 속에서 뛰어놀며, 계절마다 다른 식물과 곤충을 직접 만납니다. 공부라기보다는 놀이 같지만, 그 속에는 더 깊은 배움이 담겨 있죠. 아이들은 웃고 떠들며 그 속에서 생명의 소중함과 자연의 소중함을 배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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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cb750b1116cf228745ebcf8f236f55e_1590625458_7774.jpg어른들의 나머지 공부: 가치 있는 삶을 향한 여정

 

늦은 오후에는 조금 다른 풍경이 펼쳐집니다. 직장에서 하루를 보낸 성인들이 통영RCE세자트라숲으로 모여듭니다. 직장과 일상에서 벗어나, 더 가치 있는 삶을 찾아 나머지 공부를 하기 위해 이곳을 찾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나머지 공부는 단순히 학문적 지식의 축적이 아닙니다. 자신을 돌아보고, 자신의 삶에 더 큰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기 위해 지속가능성에 대해 깊은 고민의 시간을 가집니다. 또 숲 속의 센터를 방문하기 위해서는 약 5분간 걸어 올라가야 하는데, 그 길을 걷는 동안 어른들은 숨을 크게 들이마시며 복잡한 머릿속이 맑아지는 기분을 느낍니다. 그 순간, 우리의 일상은 자연이 주는 위로와 치유로 가득 채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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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cb750b1116cf228745ebcf8f236f55e_1590625458_7774.jpg주말의 숲: 온 가족이 함께하는 특별한 경험

 

주말이 되면 통영RCE세자트라숲은 또 다른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산책하며 조성된 숲을 거닐기도 하고, 가족과 친구들이 삼삼오오 돗자리를 펼치고 몸과 마음을 숲 속에 맡깁니다. 아이들은 잔디광장을 뛰어다니며 해맑게 웃고, 부모님은 그 모습을 지켜보며 소소한 행복을 즐깁니다. 세자트라숲은 모두를 위한 놀이터가 되고, 동시에 배움의 장이 됩니다. 이곳에서 우리는 복잡한 도시 생활에서 느끼지 못했던 진정한 자유와 해방감을 맛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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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cb750b1116cf228745ebcf8f236f55e_1590625458_7774.jpg학교 밖 배움터로서의 통영RCE세자트라숲

 

통영RCE세자트라숲은 단순한 공원이 아닙니다. 저는 이곳을 ‘비형식 교육기관’이라 부르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이곳에서는 시험 점수나 성적표가 중요한 것이 아니니까요. 여기서는 가치, 변화, 공존이라는 키워드로 대화를 나누고, 함께 경험을 나누며 배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나와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새로운 생각을 배우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세상을 이해하는 공간이 바로 이곳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곳에 오는 사람들이 돌아갈 때면 지속가능성의 철학을 마음에 품은 채 미소가 머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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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cb750b1116cf228745ebcf8f236f55e_1590625458_7774.jpg숲과 공간을 가꾸는 사람들에게 보내는 감사의 마음

 

이처럼 모두가 편안하게 누리고 즐길 수 있도록, 통영RCE세자트라숲 직원들은 매일매일 애쓰고 있습니다. 방문객을 위해 준비하는 모든 것들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노력하는 직원들의 정성과 열정이 깃든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우리는 이런 모든 것들이 당연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 뒤에는 더우나 추우나 많은 사람의 보이지 않는 노력이 있다는 것을 잊지 않기를 바랍니다. 통영RCE세자트라숲 뿐만 아니라 유관기관(숲, 공원, 박물관, 과학관 등)을 방문할 때도 그 안에서 치열하게 노력하고 있는 누군가의 수고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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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cb750b1116cf228745ebcf8f236f55e_1590625458_7774.jpg세자트라숲 속에서 찾은 새로운 배움

 

이제 다시 묻고 싶습니다. “공부만 안 하면 정말 모든 게 재미있을까요?” 아마도 진짜 재미는 ‘공부’ 자체가 아니라, 우리가 배우는 삶의 전체일겁니다. 통영RCE세자트라숲은 그런 점에서 새로운 배움의 가능성을 열어줍니다. 학업 성적에 얽매이지 않고, 진정으로 가치 있는 것들을 경험하고, 스스로 배우고 깨닫는 공간. 그래서 저는 이곳에서의 배움은 어렵지만 재미있고, 그래서 더욱 가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여러분이 이곳을 꼭 한 번 방문해 보기를 권하고 싶습니다. 그것이 여러분의 삶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어떤 새로운 생각을 열어줄지 모르는 일이니까요. 저 또한 통영RCE세자트라숲에서 배움을 즐기고 있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