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자트라숲 개장 10주년 & 통영RCE 지정 20주년
질문이 자라나는 세자트라숲, 공존으로 자란 10년
Writer_이우진 PD Posted_May 27, 2025
지난 5월 16일과 17일, 통영RCE세자트라숲에서는 두 개의 시간이 만나 하나의 흐름을 만든 이틀간의 행사가 열렸습니다. RCE 지정 20주년, 세자트라숲 개장 10주년을 기념하는 이번 행사는 지역과 세계를 잇고, 교육과 삶을 연결하는 다채로운 시간으로 채워졌습니다. 그날의 질문과 실천들은, 앞으로의 10년을 다시 그려나갈 출발점이 되었습니다. 함께 그 이야기를 따라가 보시겠어요?
제16차 통영ESD국제포럼 지역에서 세계로, 교육에서 미래로
행사의 시작을 알린 제16차 통영ESD국제포럼은 국내외 RCE 관계자 1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되었습니다.
UNU-IAS 박종휘 과장은 통영RCE를 "지역 주민과 어업인, 예술가, 청년, 정책결정자가 함께 만들어가는 살아 있는 교육 모델"로 소개하시며, 그간의 경험이 세계 교육의 방향에 주는 의미를 강조하였습니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서현숙 본부장은 "세자트라숲은 삶 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배움터"라고 말씀하시며, 지역에 뿌리내린 교육의 힘을 다시 한번 짚어주었습니다.
이번 포럼은 교육을 통한 사회 변화와 지속가능한 삶을 위한 연대의 가능성을 나누는 시간이었습니다. ‘연대’와 ‘실천’, 그 두 단어는 다양한 사례를 통해 다시 한번 중심에 놓였고, 이는 앞으로의 10년을 함께 열어갈 중요한 방향이기도 했습니다.
10주년 기념식 다양한 세대의 목소리, 하나로 연결되는 이야기
세자트라숲 개장 10주년을 맞아 열린 기념식에서는 고등학생, 교사, 지역 어르신 등 다양한 세대의 목소리가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경험한 세자트라숲의 의미를 진심을 담아 전해주셨습니다.
"세자트라숲이 누군가에게 잠시 멈춰 서서 자신을 돌아보게 하고,스스로 질문하게 하는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제16기 브릿지투더월드 참가자, 충렬여자고등학교 박채빈 학생
"세자트라숲은 지속가능한 미래를 꿈꾸며,
환경교육을 처음 시작하는 교사에게 든든한 동료가 되어주는 곳입니다"학교교육위원회 소속 ESD 교사, 한산초등학교 곽종훈 선생님
"글자를 몰라 늘 한이었는데, 이제는 일기를 쓰고, 혼자 있는 시간도 외롭지 않습니다"섬섬학교 참가자, 곤리도 문종이 어르신
이 장면은 세자트라숲이 지난 10년 동안 추구해 온 교육의 접근성과 지속성, 모두를 위한 배움의 가능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순간이었습니다.
잠깐, 기념식장에 요정이 나타났습니다.
통영RCE세자트라숲은 사람들이 가진 씨앗으로 커 온 공간입니다.
기념식 중 등장한 아롱이다롱이 요정은 세자트라숲이 사람들의 마음속 씨앗으로 자라난 공간임을 되새겨주었습니다. 앞으로의 10년도 함께 자라나겠다는 따뜻한 인사를 건네고 나무로 돌아간 그 장면은 많은 분들의 마음을 잔잔히 물들였습니다.
교육장터 체험으로 연결된 가치
행사 둘째 날, 숲길을 따라 이어진 교육장터에서는 SDGs 17개 목표를 주제로 한 체험부스와 지역 먹거리, 농부시장 등이 펼쳐졌습니다. 시민들은 아이들과 함께 학습과 놀이를 경험하며 초록이 물든 세자트라숲의 5월을 만끽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행사의 문을 연 통영오광대의 신명나는 풍악은, 오래전부터 지역의 경사에 빠지지 않던 그 풍경 그대로였습니다. 세자트라숲의 10번째 생일을 축하하며 들려온 그 소리는 모두의 마음을 잇는 따뜻한 울림이었습니다.
에콜로@농부시장에서는 지역 생산자들이 직접 키운 식재료와 친환경 제품을 소개하였고, 먹거리 부스에서는 세자트라숲에서 담근 매실청과 제철 떡이 시민들과 나누어졌습니다. 장터는 단순한 소비의 공간이 아니라, 관계를 맺고 지속가능한 삶의 방식을 함께 나누는 자리로 기억되었습니다.
특별전시 공존의 철학, 동사로 살아나
세자트라숲 10년의 시간을 담은 기획전시『공존의 철학, 동사로 살아나다』는 일곱 개의 동사로 흐름을 구성했습니다.
‘변화하다, 상상하다, 생각하다, 질문하다, 놀다, 만나다, 행동하다.’
이 동사들은 지금까지 세자트라숲에서 이루어진 배움과 실천, 관계의 흐름을 상징합니다. 전시는 관람자가 그저 머무는 것을 넘어, 마지막 공간에서 질문을 남기고, 또 다른 누군가의 물음과 마주치며 숲의 일부가 될 수 있도록 구성되었습니다.
'왜 이곳에 세자트라가 만들어졌을까?', '왜 공존의 숲이라 부를까?'
전시 속 질문들은 여러분의 궁금증에 응답하며, 세자트라숲의 철학을 천천히 펼쳐 보여줍니다.
이 전시는 약 3개월간 상설 운영될 예정이며,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누구나 즐기실 수 있는 공간으로 열려 있습니다.
질문이 자라는 세자트라숲, 공존의 미래를 그립니다
이틀간의 행사 속에서 우리는 과거의 길을 돌아보고, 현재를 정돈하며, 다음 10년을 위한 질문을 함께 나누었습니다. 기후위기와 사회 변화가 가속화되는 오늘날, 통영RCE와 세자트라숲은 다시금 지역에서 출발하는 교육과 실천의 힘을 강조하며 새로운 여정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만난 세자트라숲은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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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의 세자트라숲을 찾아 온 유아들에게도, 현장체험학습으로 숲을 방문한 초등학생들에게도, 친구들과 지속가능한 미래를 논하며 움직임을 만들기 위해 찾아온 중고등학생들에게도, 더 나은 세상을 앞장서 만들어가고자 하는 어른들에게도, 세자트라숲은 언제나 열려 있습니다.
20살 성인이 된 통영RCE세자트라숲. 갓 태어난 어린아이가 어른이 되기까지의 시간 동안, 이곳에는 수많은 인연이 머물렀고, 이야기들이 피어났습니다.
지금까지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를, 앞으로 만날 모든 분들께 반가움을 전하며,
다음 계절에도 세자트라숲은 이 자리에서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